똥오줌 안가리는 일본인 이름...

일본인 이름, 똥오줌 안가리나?
인명용 한자 허용 범위에 糞(분)·屍(시) 등 혐오한자 포함 논란
기사전송 기사프린트 유성호(shyoo)기자
일본인 이름 중에 자칫하면 간음(姦淫)을 뜻하는 '간인상'(かんいんさん)이 나올지도 모르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오래 전부터 수많은 성씨와 이름 때문에 자국민들조차 쉽게 읽을 수 없었던 일본인의 이름이 인명용 상용 한자 범위가 대폭 늘면서 더욱 복잡하게 변할 조짐이다.

일본 법무성은 11일 姦, 淫은 물론 糞(똥 분), 屍(주검 시), 癌(암 암) 등이 포함된 578자의 '인명용 한자 범위 재검토안'을 입법예고하고 오는 7월 9일 까지 의견을 구한 후 확정하기로 했다. 이번 재검토안에는 遙(멀 요) 등 상당수 일본인과 친숙한 단어도 있지만 같은 한자문화권에서 조차 이름에는 가급적 피하는 혐오한자도 다수 포함돼 있어 논란이 예상되고 있다.

▲ 일본 법무성이 입법예고한 '인명용 한자 범위 재검토안' JIS 제1수준한자 578자 중 일부. 쥐를 뜻하는 서(鼠)를 비롯해 간(姦), 음(淫), 분(糞) 등 우리와는 달리 인명에 부적합한 한자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2004 일본법무성PDF
법무성 법제심의회에 따르면 이번에 추가 재검토 578자는 현재 인명용 한자에 포함되지 않은 일본규격협회(JIS) 제1수준 한자 771자에서 521자와 JIS 제2수준의 57자를 선정한 것이다. 이들 한자의 선정 기준은 JIS 제1수준의 경우 지난 2000년 문화청이 조사한 출판물상 출현빈도에 따른 것으로 비교적 사용이 평이하다는 이유에서다.

법제심의회는 해당한자 선정에 사용 편리성만 기준으로 삼았을 뿐 한자의 의미가 인명 사용에 적합한 지는 고려하지 않았다고 밝혀 일부 탈락되는 한자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일본은 이미 10여만개 이상의 성씨와 15만개 이상의 이름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자국민조차 읽기조차 어려운 성명이 많아 공문서 등에는 한자 위에 히라가나를 병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이번에 늘어나는 한자는 기존 순수 인명용 한자인 287자의 2배에 해당하는 것으로써 앞으로 일본인 이름이 점차 복잡 다양화되는 것은 물론 이상한 이름까지 나올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지난 1990년 호적법제50조와 동법 시행규칙제60조를 개정하면서 118자를 추가한 이후 이번에 대대적인 호적법 관련 규정을 개정하는 것으로 이번 개정의 배경은 2003년 일본 최고재판소가 사회 통념상 상용이 평이한 한자는 인명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결정에 따른 것이다. 일본은 현재 상용 한자 1945자와 별도의 인명용 한자 287자 등 총 2232자를 인명에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한편 우리의 김, 이, 박에 해당하는 일본에서 가장 많이 쓰이고 있는 성은 佐藤(사토), 鈴木(스즈키), 高橋(다카하시) 등으로 이들 세 성의 인구만 500만명이 넘고 있다. 특히 우리의 집성촌과 비슷하게 지역적으로 밀집된 성씨 분포를 보이고 있는데, 사토는 홋카이도 등 북쪽, 다나카는 킨키, 키타큐슈 지방에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많은 이름으로는 남자의 경우 히로시, 토시오, 요시오, 여자의 경우 요시코, 게이코, 요우코 순이다. 초등학교 저학년 국어교과서나 관공서 서식에 많이 등장하는 철수, 영희, 홍길동과 같은 의미의 일본 이름은 타로 군과 하나코 양으로 조사된 바 있다.

2004/06/13 오전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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