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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03.28 [맛있는 동네 산책] 최초 맛집거리는 종로 뒤안길 '피맛길' 4
- 2025.03.14 [맛있는 동네 산책] 춘래불사춘 시대 봄내 춘천의 닭갈비 맛집은? 5
전국의 음식거리<3> - 종로 피맛골ㆍ먹거리골목 |
종로구 청진동 지킨 메밀전문 ‘광화문미진’
골목식당서 전국구 된 ‘종로계림닭도리탕’
이전했지만 여전한 인기 ‘청진옥’·‘열차집’
우리나라 각 지자체가 조성한 음식거리와 그곳에서 가볼 만한 맛집을 시리즈로 소개하고 있다. 초기 음식거리는 서울 광장시장, 부산 자갈치시장 등 전통시장 주변에 맛집이 들어서면서 시장과 더불어 발달했다. 또 전국의 이름난 명산과 명찰 입구 등 사람들이 몰리는 곳에는 어김없이 먹거리촌이 형성됐다.
시장을 보건 관광을 하건 결국은 인간의 기본적 욕구인 식욕을 채워야 뭘 해도 만족도가 높아지기 마련이다. 이는 식욕이 인간의 가장 하위 욕구, 즉 기본 욕구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이런 생리와 생존에 필요한 하위 욕구가 채워져야 정치, 종교, 문화생활과 같이 삶의 질을 향상하는 것에 관심을 갖게 된다. 음식거리, 맛집촌, 먹거리촌은 결국 인간의 욕구를 채우기 위해 ‘인위적으로 자연스레’ 만들어진 결과물인 셈이다.
도심에 음식거리가 만들어진 대표적인 곳은 이번 칼럼 소재인 서울 종로에 있는 ‘피맛골’이 대표적이다. 도시의 역사는 어느 날 하늘에서 툭 떨어지듯 생기지 않는다. 피맛골은 조선시대 운종가 대로변 뒤안 골목길을 말한다. 당시 대로로 다니던 고관대작의 ‘말(馬)을 피해(避) 다니던 길’이라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장삼이사들은 높으신 양반들이 행차하면 가던 길을 멈추고 머리를 조아려야 했다. 먹고살기도 바쁜데 양반들 행차에 들러리까지 서려니 아니꼬울 수밖에. 그래서 숨어든 해방구 같은 곳이 운종가 뒤안길 피맛골이다. 이곳은 그래서 민초들의 고단한 삶의 현장이 됐고 자연스레 허기를 채울 밥집과 주점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육의전 이면도로에 형성된 맛집 골목
육의전은 조선 태종이 광화문 네거리부터 동대문까지 조성한 상점가다. 명주, 종이, 어물, 모시, 비단, 무명 등 6개의 어용(御用) 품목을 팔았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재정이 부족했던 왕조는 이들 육의전 상인에게 금난전권을 부여하고 공납을 받아 재정을 채웠다. 금난전권은 육의전을 비롯한 한성 내 37개 시전들이 도성 안팎 10리(약 4km) 이내에서 난전을 금지시킬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그러나 특권이 강화될수록 의무도 가중되면서 육의전의 상품 독점은 정부 관리의 부정부패를 가져왔고 신흥 기업가를 봉쇄해 상공업 발전을 근본적으로 위축시키는 폐단을 가져왔다. 이런 특권은 일반 백성들의 권리를 침해한다는 비난을 받았고 정조 때인 1791년에 육의전 이외 시전 상인들의 금난전권은 폐지됐다. 개항 이후 선진 자본주의 국가의 값싼 상품이 들어오자 육의전이 쇠퇴하면서 갑오개혁 이후엔 완전히 철폐됐다.
피맛골 식당가는 종로 육의전 번성과 함께 시작돼 지금까지 면면이 이어져 오고 있다. 낡은 한옥으로 인한 도시경관 문제와 사유재산권 확대 욕구로 오래전부터 재개발 이야기가 솔솔 나오기 시작했고 1980년대 도심재개발지역으로 지정됐다. 2003년 재개발에 들어가면서 땅만 팠다 하면 조선시대 유물이 쏟아지자 서울시는 종로2가부터 6가까지 수복재개발지역으로 지정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피맛골은 윗 피맛골로 종로 북쪽 지금의 D타워와 르메이에르 빌딩이 들어서 있는 곳이 대표적이다. 이곳은 개발 전 1950~60년대부터 이름을 알린 열차집, 청진옥, 목포집, 삼경원 등 터줏대감이 즐비했던 곳이다.
윗 피맛골은 재개발로 옛 정취는 대부분 사라졌지만 일부 구간은 청진상점가, 피맛골 식객촌 등으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아래 피맛골은 세운상가 옆 ‘종로먹거리골목’이란 이름으로 지금도 많은 음식점이 뒤안길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
언제나 문전성시 윗 피맛골 터주대감
현재 피맛골에서 가장 핫한 곳은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1층에 들어선 ‘광화문미진’이다. 보통 인내심으로는 접하기 어려울 정도로 엄청난 손님을 점포 밖에 줄 세운다. 보통 30팀, 주말에는 100여 팀 대기가 다반사다. 성질 급한 식객은 헛웃음을 치곤 발길을 돌리기 일쑤다. 해법은 ‘오픈런’인데 이 또한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사람 생각과 행동양식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광화문미진은 1954년에 창업해 3대째 대를 잇는 메밀음식 전문점이다. 창업주 안평순 씨가 지금의 교보빌딩 자리인 청진동에서 개업해 근처에서 자리를 옮겨가며 오늘에 이르고 있다. 처음엔 광화문우체국이 마주 보이는 종로 대로변에 있다가 도로가 확장되면서 교보빌딩 후문 쪽으로 옮겼다. 이때 2대 사장으로 물렸고 청진동 일대 재개발이 되면서 2010년 지금 자리에서 재개업을 했다. 지금은 2대 대표의 딸이 식당을 이어받았다.
광화문미진은 한국식 냉메밀국수가 특징이다. 일본식 소바 쯔유보다 짜진 않지만 진하고 깊은 맛을 내는 간장 육수와 쫄깃한 식감의 메밀 면발을 선보인다. 육수는 다랑어와 멸치, 다시마, 무 등을 넣고 대대로 이어져 오는 미진만의 조리법으로 우려낸다. 메밀면 양이 많아 가성비가 좋다는 평이다. 강원도 평창에서 공수해 온 통메밀과 속메밀을 반반 섞어서 만든 메밀묵밥과 속을 꽉 채운 메밀전병도 인기다.
미쉐린가이드는 빕그루망(합리적 가격에 훌륭한 음식)에 선정하면서 ‘주전자 가득 담긴 차가운 육수와 테이블마다 인심 좋게 제공하는 메밀국수 고명은 기호에 따라 가감이 가능하다. 숙주와 두부, 신김치와 돼지고기 소로 채운 메밀전병 역시 이 집의 인기 메뉴’라고 평했다.
가맹사업 성공한 아래 피맛골 대표주자
종묘 쪽에서 바라본 세운상가 우측으로는 ‘종로맛골목’이 시작한다. 이 골목 안에서 가장 긴 대기줄을 세우는 곳이 닭도리탕 전문점 ‘종로계림닭도리탕’이다. 닭도리탕이냐 닭볶음탕이냐에 대한 논쟁이 더 필요 없다. 닭을 도리 쳐서 해 먹는다는 닭도리탕에 필자도 한 표를 보탠다. 그동안 긴 웨이팅으로 한 냄비 하기가 쉽지 않았는데 이제는 전국구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돼 접근도가 좋아졌다.
종로계림닭도리탕은 1965년 종로3가 아래 피맛골 좁은 골목 안에서 ‘계림식당’이란 이름으로 시작했다. 60년 동안 마늘이 들어간 닭도리탕이란 콘셉트를 유지하면서 오직 한 가지 메뉴만 선보였다. 닭도리탕 양을 2,3,4인분으로 아주 디테일하게 구분해서 먹기 편하게 했다. 구미 당기는 매콤한 빨간 육수 색깔 또한 이 식당의 시그니처다. 육수에 담긴 도리 친 닭 위로 다진 마늘을 듬뿍 얹어 내오면 입안에 침이 금세 고인다.
이전했지만 전통 노포로 인기 여전
종로 피맛골 맏형은 누가 뭐래도 1937년 개업한 해장국 전문점 ‘청진옥’이다. 청진옥 역시 종로 피맛골 개발과정에서 르메이에르 빌딩 1층에 자리 잡았다가 지금은 80여m 떨어진 길가로 이전했다. 청진옥은 선지해장국이 유명하다. 원래는 양해장국이었는데 양을 보다 푸짐하게 하기 위해 선지를 넣은 것이 시그니처 메뉴가 됐다. 백범 김구 선생과 윤보선 전 대통령의 단골집으로 이름나기도 했다.
업력은 청진옥이 맏형이지만 명성으로는 ‘열차집’도 한 자리 차지한다. 이 식당은 1954년 지금의 교보빌딩 인근 세종로 뒷길 한옥가 골목길에서 문을 열었다. 원래 상인이었던 창업주는 1950년 광화문 일대 노전에서 맷돌과 번철을 놓고 빈대떡을 팔다가 1954년 장소를 종로소방서 부근 옛 중학천변으로 옮겨 자리 잡았다.
담벼락 밑 양쪽을 판자로 막아 자리를 편 모양이 기차간 같다고 해서 ‘기차집’이라고 불렀다. 1960년께 지금의 르메이에르 빌딩이 들어선 피맛골 골목에 자리를 잡으면서 사업자등록을 ‘열차집’으로 했다. 2010년부터 종각사거리 제일은행 뒤 골목으로 자리를 옮겨 오늘에 이르고 있다. 청진옥, 열차집 모두 도심재개발로 인해 자리를 옮겼지만 ‘태어난 곳’에서 멀리 떠나지 않았다. 그건 오랜 단골을 위한 배려이자 노포의 기본이다.
피맛골 명성은 그동안 쌓인 역사의 뚜께만큼 단단하다. 그러기에 아무리 도시가 개발되고 세련된 빌딩들이 들어서더라도 어떡하든 살아남는다. 만약 점포도 상호도 모두 흔적 없이 사라져도 식객들의 미뢰에는 영원히 남지 않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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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의 음식거리<2> - 춘천명동닭갈비골목
1968년 형성된 춘천 명물 명동닭갈비골목
철판과 소금·간장·양념숯불닭갈비 등 다양
6남매 중 3명이 닭갈비 장사 ‘명동1번지’
춘래불사춘. 봄은 왔으나 봄 같지 않다는 말이다. 한나라 원제 때 오랑캐에게 시집간 왕소군의 심사를 후대 당나라 시인 동방규가 시로 표현한 胡地無花草(호지무화초, 오랑캐 땅에는 꽃도 풀도 없으니) 春來不似春(춘래불사춘, 봄이 와도 봄 같지 않구나)에서 유래했다. 진영을 떠나 지금 우리 국민의 마음이 모두 이렇지 않을까.
가슴이 답답하던 차에 ‘카톡’이 울렸다. 지인이 갑자기 춘천행을 제안하는 톡이었다. 창밖에 흩날리는 눈발을 보며 상념에 빠져 있던 차에 ‘훅’ 들어온 ‘벙개’라 얼떨결에 응했다. 기차 시간을 보니 마음이 급하다. 준비를 하는 둥 마는 둥 눈썹이 휘날리도록 뛰어서 가까스로 경춘선 itx청춘을 잡아탔다.
차창 밖 가까운 눈발은 세상일처럼 어지럽게 흩날렸지만 멀리 원경에 쌓이는 눈은 차분했다. 세상일도 조용해지려면 멀리 차분하게 내리는 눈처럼 시간과 거리가 필요하단 생각을 했다. 그러고 보니 춘천행은 얼마만이던가. 서울서 불과 한 시간. 서울 시내 지하철 소요시간보다도 짧은 길인데 강원도라는 심리적 거리가 그간 발목을 잡았다.
춘천, 순우리말 봄내 옛 이름은 오근내
춘천을 순우리말로 봄내라고 부른다. 한자로 봄 춘(春), 내 천(川) 자를 쓰기에 따온 말이다. 봄의 강, 봄이 흐르는 고장이라는 의미로 치자면 봄내 춘천은 봄의 고장이라고 할 수 있다. 춘천은 예부터 자연경관이 아름답고 봄이 되면 북한강과 의암호 주변이 푸르게 변하며 꽃이 만발하는 지역이다. 이런 지역적 특징 때문에 ‘봄이 먼저 오는 곳’이라는 의미로도 쓰인다.
춘천 시민들은 지역 정체성을 강조하기 위해 ‘봄내 시민’, ‘봄내 축제’, ‘봄내길’ 등 다양한 명칭을 사용하고 있다. 춘천시청 시정 소식지 이름도 ‘봄내’다. 옛 지명인 오근내(烏斤乃)보다도 이제는 봄내가 더 많이 쓰인다. 오근내는 신라 문무왕 때 불렀던 춘천의 옛 이름이다. 춘천역사문화연구회는 고구려 때 불렀던 이름이라고 주장한다. 춘천이란 지명은 1413년(태종 13)에 처음 등장했다.
서울에는 오근내란 이름을 가진 닭갈비 전문점이 있다. 용산 백빈건널목 근처 본점을 가진 ‘오근내닭갈비’다. 근처에 ‘오근내2닭갈비’가 있고 출점을 하면 순번을 붙이는데 오근내4는 없다. 한때 미쉐린가이드 빕구르망에 선정된 명불허전인 곳이다. 춘천산 생닭 다리살만 이용해 포를 떠서 손님 앞에서 자르는 것이 오근내의 특징이다. 다른 곳은 대부분 손질된 채로 나온다.
서울 명동 본 딴 춘천 명동은 닭갈비 명소
닭갈비는 강원특별자치도 춘천의 향토음식이다. 춘천은 닭갈비 고장답게 ‘춘천명동닭갈비골목’이라는 1968년에 조성된 특화거리가 있다. 말 그대로 명동에 있다. 춘천 명동은 서울 명동과 비슷한 의미를 갖는다. 1960~70년대 춘천에서 가장 번화했던 중심가로 상업과 문화의 중심지를 의미한다. 요즘은 점포임대 플래카드가 곧잘 눈에 띄고 예전만큼 번화하지 않지만 그나마 춘천명동닭갈비골목이 명맥을 유지하면서 관광객을 모으고 있다.
이곳은 닭갈비 전문점이 골목을 사이에 두고 여러 점포가 몰려있다. 우미닭갈비, 명동골목닭갈비, 명동1번지닭갈비, 빨강머리이모닭갈비, 명동산골닭갈비, 구미닭갈비, Hwang’s도깨비집숯닭갈비, 유미닭갈비, 혜정닭갈비, 춘천중앙닭갈비, 춘천본가닭갈비, 대청봉숯불닭갈비, 고려닭갈비, 원조남촌닭갈비 등이 자체 단체도 결성하고 분투하고 있다.
춘천 닭갈비 유명세의 든든한 뒷배는 양계산업
춘천이 닭갈비로 유명세를 탄 이유에는 지역 양계 산업이 든든하게 받쳐줘서다. 1960년대부터 시작된 닭갈비 문화 덕분에 닭 소비량이 많아지자 양계산업도 발달했다고 하지만 양계가 많아서 닭갈비 식문화가 발달했다고 보는 것이 순서상 맞다.
닭갈비가 처음 개발된 때는 1960년대 초반 춘천 중앙로에서 돼지고기를 팔던 김영석 씨로 알려져 있다. 한 날은 돼지고기가 떨어지자 급히 닭 두 마리를 사다가 양념구이를 한 것이 반응이 좋았다. 이후 김 씨는 닭을 돼지갈비처럼 포를 떠서 양념해 재웠다 구이로 선보였고 닭갈비 시초가 됐다.
당시 춘천지역에는 양계장이 많았다. 춘천은 강원도 내륙 지역으로 비교적 넓은 토지와 깨끗한 자연환경을 갖추고 있다. 이런 조건은 양계 농장을 운영하기에 적합하고 가금류 전염병 관리에도 유리하기 때문에 춘천은 오래전부터 양계 농가가 많고 닭고기 가공업도 발전했다. 경춘선으로 대변되는 관광산업과 연계되면서 관광객들이 닭갈비를 찾고 소비가 증가하면서 양계산업 성장이라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됐다.
닭갈비 골목으로 유명해진 춘천 명동거리는 1960년대까지만 해도 서민들을 위한 작은 식당들이 있던 골목이었다. 그중 2~3군데 식당에서 싼 가격에 닭갈비를 판매하던 것이 80년대에 들어서 점점 유명해지더니 지금의 닭갈비 골목이 형성됐다. 처음엔 숯불구이였던 것이 철판에 각종 채소와 매콤한 양념을 넣고 볶아 먹는 철판양념닭갈비로 변주가 생겨났다.
골목 가득 닭갈비 굽는 냄새 진동
춘천역 1번 출구서 중앙로로터리로 10여분을 걸으면 닭갈비골목 입구가 나온다. 여름 주말 저녁 골목에 들어서면 닭갈비 굽는 냄새가 진동한다. 골목 가장 첫째 집 우미닭갈비가 나온다. 개업 55주년의 업력을 가진 곳으로 닭갈비 판을 깨끗이 물로 씻어내는 불판세척실을 따로 두고 있다. 이는 맛은 기본이고 위생을 앞세워 식객을 끌어들이겠다는 일종의 마케팅 포인트다.
유미닭갈비는 매콤한 양념으로 볶는 철판닭갈비와 숯불닭갈비 두 가지 조리법을 모두 맛볼 수 있는 곳이다. 특히 숯불은 양념, 간장, 소금 세 가지 맛을 즐길 수 있어서 다양한 맛을 즐기는 식객들에게 인기가 좋다.
춘천본가닭갈비는 3대가 50년을 훌쩍 넘게 이어오는 점포다. 신선한 계육만 사용하고 김치는 직접 담가서 내놓는다. 이곳 역시 숯불과 철판 닭요리를 모두 맛볼 수 있다. 메뉴 중 모둠삼색닭갈비가 인기가 좋은 데 이는 다름 아닌 양념, 간장, 소금구이 세 가지 맛을 뜻한다. 네이밍으로 식객의 입맛을 자극하는 나름 통하는 마케팅이다.
원조중앙닭갈비(간판은 이송금할머니의 춘천중앙닭갈비)는 ‘SINCE 1960년’이라고 써 붙여 놓고 은근 이 골목 터주대감 노릇을 하고 있다. 대를 잇는 시원한 동치미 국물 맛이 일품인 곳이다. 이곳 역시 이송금 할머니에 이어 2대째 이어져 오는 노포다.
자가제면 막국수 투박한 ‘강원도의 맛’
필자는 이날 닭갈비 골목 중간쯤 위치한 ‘명동1번지닭갈비’를 방문했다. 이 식당은 ‘춘천명동닭갈비 골목에서 식도락 여행객들이 즐겨 먹는 닭갈비와 막국수의 최고의 맛을 위해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고 고유한 양념과 요리법을 가진 맛있는 닭갈비와 막국수를 주 메뉴로 하고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
특히 ‘닭갈비와 함께 곁들여 먹는 막국수는 메밀로 반죽하여 직접 뽑은 면을 사용합니다. 5남 1녀 가족 중 3명이 닭갈비가게를 운영하는 닭갈비 가족’이라는 홍보는 면을 좋아하는 식객의 구미를 한껏 당기게 했다. 명동1번지닭갈비는 농가와 직거래하는 춘천닭갈비협회의 고기를 사용한다.
가볍게 식사를 마치고 나니 눈발이 잦아졌다. 일행과 춘천명동지하상가와 춘천중앙시장을 둘러봤다. 칼국수면과 소면을 사려고 요선시장에 있던 요선제면에 들리려 했지만 사라졌다고 했다. 그래서 대신 춘천중앙시장에서 황소표국수에서 칼국수면을 한 묶음 사 왔다. 며칠 후 마침 멸치 다신 물이 있어 감자 좀 썰어 넣고 칼국수를 끓였는데 면이 윤기 있고 쫄깃한 게 식감이 참 좋았다. 춘천행 ‘벙개’의 소소한 전리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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