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식충(食蟲) 고민

일본,무위도식 청년층 '니트'족 급증
구직활동 없이 부모에 기생하는 무직자 65만명
유성호 (shyoo)기자
일본은 최근 '프리타'족과 함께 '니트'족이 급증해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고 <산케이신문>이 17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구직 활동조차 없는 청년실업자들인 이른바 '니트(NEET, Not in Employment, Education or Training)'족이 1993년 45만명에서 지난해 63만명으로 60% 늘어났다.

이같은 수치는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하는 소위 '프리타'족을 제외한 것으로 15∼34세 청년 인구의 약 2%로 추산되고 있다. 이번 조사는 독립행정법인인 '노동정책연구·연수기구'의 코스케 레이코 부총괄연구원이 총무성의 '노동력 조사' 자료를 분석해 발표한 것이다.

니트족은 프리타족과 달리 구직활동은 물론 노동력을 제공할 의사도 없이 부모에게 의지해 오로지 '먹고 노는' 층으로 프리타족보다 더 큰 사회문제로 자리잡고 있다고 레이코 연구원은 지적했다.

연령별로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지 1년 이내에 해당하는 19세가 남녀 공통으로 가장 많았으며 고등학교 졸업만으로 취업이 어려운 현실에 따라 취업 자체를 포기한 것으로 레이코 연구원은 보았다.

코스키 연구원에 따르면 니트족은 선진국에서 볼 수 있는 '양키형'과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무기력형', 자포자기하는 '좌절형' 등으로 나눈다. 코스키 연구원은 "무기력형과 좌절형은 고등학교나 대학을 졸업하면 일제히 취직해 이직이 어려운 일본 특유의 (고용) 형태 때문에 나타난 형태"라고 지적했다.

코스기 연구원은 "일본 사회가 지금까지 가지고 있던 차세대 직업인을 육성하는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우선적으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며 "학교, 산업계, 행정이 제휴해 시스템을 재구축해야 한다"고 해결책을 내놓고 있다.

니트족의 증가세는 417만명에 이르는 프리타족과 함께 세수감소, 연금 미납 문제 등 사회·경제 측면에 심각한 문제를 양산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패러사이트·싱글의 시대>를 펴낸 도쿄 가쿠게이대학의 야마다 마사히로(가족사회학 전공) 교수는 "아르바이트라든지 꿈을 갖고 있는 프리타족이 차라리 낫다"며 "어떻게 돼도 괜찮다고 하는 니트족이 증가하는 것은 사회 불안정 요인이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어느 만큼 노력하면 취직을 할 수 있고 어떤 생활이 기다리고 있다는 장래 전망을 주는 종합대책이 필요하다" 덧붙였다.

한편 <산케이신문>은 니트족과 프리타족의 증가는 일본의 장기 불황으로 인해 기업 고용이 감소하면서 늘어난 것으로 분석했다.

2004/05/18 오전 10: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