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12. 8. 15:42

수원화성, 아이들이 돼지로 변했어요...(초등저~고)

"아이들이 돼지로 변했어요"
[서평] 어린이용 볼거리·먹을거리 안내책 <수원화성>·<아이들이 돼지로 변했어요>
텍스트만보기 유성호(shyoo) 기자
초등학생용 그림책 두 권이 비슷한 시기에 나왔다. 두 권 모두 시리즈물인데, 한 권은 텍스트와 사진, 삽화로 구성됐고 다른 한 권은 만화책이다. 이런 그림책들은 초반 몇 쪽으로 재미있고 없고가 가름된다. 가장 정확한 것은 아이들 반응이다. 이번 책들은 꽤나 재미난 모양이다. 아이들이 눈을 떼지 않는 걸 보니.

정조의 꿈이 담긴 조선 최초의 신도시, 수원화성

ⓒ 해피북스
해피북스의 '신나는 교과서 체험학습 시리즈' 53번째 <수원화성>이 나왔다. '정조의 꿈이 담긴 조선 최초의 신도시'라는 멋진 부제만큼 재미나고 유익한 책이다.

<조선 오백년의 역사가 살아 숨쉬는 곳, 경복궁>에 이어 두 번째 책을 접하고 느낀 점은, 사진과 삽화가 훨씬 보기 좋아졌다는 것이다.

글은 수원시 학예연구사인 김준혁씨가 썼다. 오래 전부터 정조와 화성을 연구한 전문가답게 꼼꼼하고 세심하게 어린이들에게 수원화성의 역사와 안팎을 열어 보인다.

특히 수원화성에 담긴 정조의 숨은 뜻을 재미나고 역동적으로 풀었다. 또 한편으론 정약용으로 대표되는 조선의 실사구시 실학정신도 만나는 재미가 있다.

체험학습 시리즈라는 이름에 걸맞게 책을 펼치면 천연색 사진과 삽화가 시선을 단박 이끈다. 현장을 최대한 많이 보여주려는 집필진의 땀 냄새가 느껴진다. 궁금증을 자아낼 만한 것이 나오면 어느새 부분사진에 친절한 설명을 달아 놨다.

수원화성은 기존의 성과 달리 치밀한 계획에 의한 공사였고 새로운 공법과 공사도구를 선보이면서 조선조 건축술을 한 단계 끌어 올린 작품으로 평가되고 있다. 원래 공기를 10년으로 잡았는데 거중기, 유형거, 녹로 등 기기를 이용해 2년 9개월만에 마쳤다고 한다.

과학적인 공사 기구 덕분에 공기를 3분의 2나 단축할 수 있었다. 정조는 공사에 동원된 백성들과 강제 이주를 해야 했던 이들에게 노임과 이주비를 넉넉히 지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공기 단축으로 절감한 예산이 있었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책은 역사의 정신과 유물을 바라보는 시선을 씨줄과 날줄처럼 짜임새 있게 엮었다. 유물이 만들어진 역사적 배경과 유물에 담겨져 있는 선조들의 정신까지 보여준다. 가끔 너무 많은 것을 한꺼번에 보여주려는 욕심 때문에 한정된 지면이 버거울 때도 있지만 그리 나쁘진 않다.

수원화성은 유네스코가 정한 세계문화유산이다. 세계가 앞장서 보호하고 보존할 가치가 있는 유산이다. 자칫 수원화성은 역사 속에 묻힐 뻔했다. 일제의 훼손에 이어 한국전쟁 때 일부만 남고 대부분 폭격에 사라져 버렸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떻게 옛것과 같이 복원했을까.

그것은 바로 '화성성역의궤'라는 책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일종의 공사보고서인 이 책은 공사의 처음과 끝을 10권 9책에 소소히 기록했다. 일정과 경비, 건축도구, 자재 단가, 심지어 회식 기록, 기술자 이름 등 모든 사항을 촘촘히 기록했기 때문에 이를 보고 1975년 3년만에 완벽하게 복원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과연 정조는 수원화성을 왜 지었을까. 비운의 아버지 사도세자를 기리기 위해서? 아들인 순조를 도와 부강한 조선을 만들기 위해서? 이 두 가지 목적을 모두 충족하는 것은 물론, 총애하던 정약용으로 대표되는 실학의 실사구시를 제대로 한 번 구현해 본 것은 아니었을까.

머루·다래 남매 vs. 햄버거보이·피자걸

ⓒ 애니북스
우리 먹을거리를 지키기 위해 농림부와 농수산물유통공사가 만화책을 내놨다. <아이들이 돼지로 변했어요>는 패스트푸드와 인스턴트 음식, 탄산음료의 폐해를 알리는 만화다. 제목에서 대충 알 수 있듯이 패스트푸드만 좋아하는 아이들이 급기야 돼지로 변한다.

책은 건강지킴단 단장인 건강박사님 부탁으로 초등학교 5학년인 머루와 쌍둥이 남매 다래가 돼지로 변한 같은 반 친구 포식이와 어린이들을 구하러 나서는 이야기다.

이들의 대척점에는 흑마왕의 부하 햄버거보이와 피자걸이 있는데 '음식 탓인지' 약간 모자란 캐릭터로 나오면서 번번이 머루와 다래에게 패하고 만다.

친구들을 구하러 가는 길에는 솔로몬의 지혜와 다윗의 용기가 필요했다. 농산물나라에서 아이들을 소생시킬 '신토불이 영양소'를 얻어야 했는데 곡식, 열매채소, 뿌리채소, 잎줄기채소, 과일 등은 머루와 다래에게 쉽사리 영양소를 내주지 않는다.

이유는 포식이가 그동안 이들을 홀대하고 멸시했다는 것이다. 곡식마을 곡식들의 항변을 들어보자.

"포식이가 식탁에서 우리를 얼마나 하찮게 여겼는지 알아. 난 그 녀석이 밥에 섞인 콩을 벌레 보듯 젓가락으로 건져 내던 것만 생각하면 치가 떨린다고!"

"찬밥 신세였던 건 나도 마찬가지야. 그 녀석 보리밥만 먹으면 방귀가 나와서 안 먹는다나? 몸에 좋은 섬유질이 많아서 소화가 잘 되느라 그런 줄도 모르고…."


영양소를 얻기 어려운 상황이 되자 머루와 다래는 포식이 대신 곡식들에게 사과했지만 외면당한다. 흑마왕은 머루와 다래가 영양소를 얻지 못하도록 훼방을 놓거나 농작물을 죽이려 하는 등 해코지한다.

그럴 때마다 머루와 다래는 용기와 지혜로 이겨내고 마침내 필수 영양소를 모두 얻어와 돼지 친구들을 본래 모습으로 되돌린다.

책은 농림부의 '우리식탁 지키기' 프로젝트 첫 번째 작품이다. 공공기관 홍보용 책자의 엉성함을 탈피해 계몽적 내용을 짜임새 있게 담았다. 농림부는 이어서 <고추 먹고 맴맴> <꼬마 요리 천재의 산해와 진미> <지구를 지키는 생명의 수호천사> 등 시리즈를 펴냈다.

내용도 단순한 권선징악이 아니라 모험과 퀴즈, 이해와 설득을 적절히 섞어 흥미롭게 끌고 나간다. 다만 요즘 아이들 책이 너무 만화 형식으로만 쏠리는 아쉬움을 한번쯤은 지적하고 싶다. 허나 어쩌랴. 딜레마지만 아이들에겐 만화가 잘 먹히는 걸.

▲ <아이들이 돼지로 변했어요>의 한 장면.
ⓒ 애니북스
<수원화성>

글쓴이 : 김준혁(수원시 학예연구사)
그린이 : 양은정, 이종호
펴낸곳 : 해피북스
펴낸날 : 2006. 5. 31
쪽 수 : 72쪽
책 값 : 7500원

<아이들이 돼지로 변했어요>

글쓴이 : 김미영(만화 스토리작가)
그린이 : 신재환(경민대 만화예술학과 졸)
펴낸곳 : 애니북스(농림부·농수산물유통공사 지원)
펴낸날 : 2006. 6. 5
쪽 수 : 167쪽
책 값 : 5900원
2006-06-24 15:04
ⓒ 2006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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