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 4. 2. 15:50

총선 투표율 '수'에서 '가'로 곤두박질

역대 총선 투표율, '수'에서 '가'로 낙하
초기 투표율 90% 상회 '수'…최근 50∼70%대 '낙제'
기사전송 기사프린트 유성호(shyoo)기자
역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점수로 매기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초반에는 우등생이었다가 중반부에는 그럭저럭 하더니 최근에는 낙제점 수준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1948년 5월 10일 최초로 실시된 국회 제헌의원 선거에는 국민 95.5%가 투표에 참여해 현재까지 가장 높은 투표율을 기록하고 있다. 당시 총 유권자 수는 784만여명. 강원도의 경우 98.2%로 전국 최고 투표율을 나타냈다.

▲ 최근 치러진 각종 선거 투표율
ⓒ2004 중앙선관위

해방과 정부 수립에 따른 뜨거운 민의를 대변하듯 이후 1950년에 치러진 2대 총선거와 54년 치른 3대 총선거에서 각각 91.9%, 91.1%의 투표율을 보여 점수로 매기면 '수'감이다. 그러던 투표율이 4대와 5대에서 각각 87.8%, 84.3%로 서서히 낮아지더니 6대에 접어들면서 점수로 따지면 '미'인 70%대로 접어들면서 11대까지 등락을 거듭한다.

6대 투표율은 72.1%로 5대 투표율 보다 8.2%나 낮아져 높은 투표율 낙폭을 기록했다. 11대까지 70%대를 오르내리던 투표율은 85년에 치러진 12대 선거에서 84.6%로 반짝 상승하더니 13대에서 75.8%로 무려 8.8%라는 사상 최대 낙폭률을 기록하면서 다시 '미'로 떨어졌다.

14대 선거에서는 투표율이 71.9%로 떨어져 '투표율 70%대'를 위협하더니 급기야 15대에서는 '양' 점수대인 63.9%로 주저앉았다. 민의를 대변하지 못하는 정치에 대한 환멸이 정치 무관심과 투표 불참으로 이어진 결과다.

▲ 역대 국회의원 선거 투표율 추이
ⓒ2004 유성호

지난 2000년 치러진 16대 4·13 총선에서는 역대 최저 투표율인 57.2%을 기록해 사실상 반쪽 민의를 대변하는 국회가 구성되기도 했다. 당시 지역별 투표율을 보면 대전 53.3%, 인천 53.4%, 대구 53.5%, 광주 54%, 서울 54.3%, 부산 55.5% 등 인구가 많은 대도시 지역 투표율이 전국 평균을 크게 밑돈 것으로 나타났다.

1대 제헌국회와 16대 총선과 투표율 차이는 38.3%에 이른다. 대통령 탄핵과 정치개혁 등 굵직한 사안이 결합된 이번 4·15 총선은 몇 %의 투표율로 어떤 점수를 받을지 궁금해진다.

한편 중앙선관위 사이버 폴에 따르면 유권자 약 10%가 아직 1인2표제에 대해 모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이에 대한 대국민 홍보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4/04/02 오후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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