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12. 6. 22:54

겨울 축구, 충분한 준비운동 하세요~

겨울 축구, "승부욕은 줄이고 준비운동은 충분히"
겨울철엔 부상 잦아 안전사고 유의해야
텍스트만보기 유성호(shyoo) 기자
▲ 2002 한일월드컵 이후 축구인구가 많이 늘었다.
ⓒ 유성호
90년대 후반에 찾아 온 IMF가 등산 인구를 대폭 늘렸다면 2002년 한일월드컵은 축구 인구를 폭발적으로 증가 시켰다. 그동안 안방에서 TV를 통해 그라운드를 누비는 기성 축구선수들의 플레이를 눈요기하던 잠재적 축구 인구를 월드컵 4강 신화가 자극제가 되어 이들을 운동장으로 뛰쳐나오게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초중고교 운동장은 주말마다 조기축구회 회원들의 거친 호흡으로 한 겨울에도 열기가 후끈거린다. 축구 인구에 비해 학교 운동장이 모자라는 곳에서는 운동장 사용을 위해 조기축구회끼리 제비뽑기로 사용권을 다투는가 하면 입도선매 식으로 아예 1년 사용료를 지불하고 마음 편히 운동장을 사용하는 축구 마니아들도 있다.

▲ 도봉구 창동 초안산에 있는 인조잔디 축구장. 지난해 8월 개장했다.
ⓒ 유성호
때문에 지방자치 단체들은 축구 경기장 마련을 위해 예산을 편성하는 사례가 늘고 있으며 기존 운동장에 인조잔디를 입히는 작업도 눈에 띈다. 서울 도봉구의 경우 창동과 초안산에 인조잔디 구장을 마련했고 인근 노원구는 최근 마들근린공원의 운동장에 인조잔디를 깔아 국제규격의 축구경기장을 조성하기로 하는 등 축구가 생활체육의 중심이 되고 있다.

▲ 축구는 거친 몸싸움 때문에 남성들의 운동이다.
ⓒ 유성호
거친 몸싸움 경기... 아직까지 남성 전유물

축구는 남성 경기다. 물론 여자월드컵도 있을 정도로 성벽은 없지만 생활체육에서만큼은 여전히 남성들의 전유물이라고 할 만큼 여성층이 두껍지 않다. 이유는 거친 몸싸움과 강한 체력을 요구하기 때문이고 부상 우려가 크기 때문일 것으로 생각된다.

지역마다 학교 운동장을 중심으로 수많은 조기축구회가 있고 이들은 주중과 주말을 가리지 않고 달리고 차며 건강한 삶과 공동체의 친목을 다진다. 같은 축구회에서 편을 나눠서 뛰는 것을 훈련이라고 한다면 인근 축구회와 시합을 벌이는 것은 '진검승부'쯤으로 표현할 수 있다.

▲ 축구는 몸을 부대끼며 하는 운동이라서 부상 위험이 높다.
ⓒ 유성호
축구회의 이름과 명예를 걸고 치르는 시합이니 만큼 이겨야 한다는 승부욕이 생기는 것은 자연발생적이다. 가뜩이나 부상 가능성이 높은 경기에 승부욕이라는 '촉매'가 작용하면 부상은 필연적이다. 아무리 친선 경기라 하더라도 개개인에게 내재된 승부욕을 전체적으로 조절하기란 쉽지 않다. 특히 겨울철에는 근육의 긴장도가 높아 부상 위험이 더 높다는 것은 경험적으로 알 수 있다.

▲ 특히 겨울에 하는 축구는 부상이 잦다.
ⓒ 유성호
겨울 축구, 준비운동은 '다다익선'

매주 토요일을 이용해 교회 축구팀에 속해서 운동장을 누빈다. 지난해 여름부터 다이어트를 해서 10여kg을 감량한 터라 몸이 가뿐해져 달리는 데 수월해졌다. 뭔가가 쉬워졌다는 의미는 그것에 재미를 들이게 한다. 그래서 최근 한 달 동안에 세 차례 경기를 치르면서 몸과 몸을 부대끼며 땀나는 월동을 하고 있다.

겨울 축구의 묘미는 폴폴 새나오던 입김이 운동장을 달리다보면 증기기관차의 수증기처럼 분출되는 모습에서 찾을 수 있다. 또 북풍을 가르면서 달리다보면 온 몸을 타고 내리는 뜨끈하고 끈적한 땀방울에서 쾌감을 느낀다. 여기에 골 까지 넣고 환호하면 동장군도 머쓱해져서 운동장을 떠난다.

▲ 교회 축구팀에서 매주 토요일 청년팀과 장년팀이 자웅을 가린다.
ⓒ 유성호
그러나 호사다마처럼 묘미와 재미가 있는 만큼 위험도 만만찮다. 지지난 주에는 참석하지 않았지만 다리 골절과 이마가 찢어지는 부상이 있었다. 다리는 깁스를 해야 했고 이마는 꿰매야 했다. 지난주에는 근육에 이상이 생긴 부상이 나왔고 이번 주 역시 눈가가 찢어지고 근육이상 환자가 속출했다.

관절과 근육 빠짐없이 풀어줘야

몸과 몸이 부딪히면서, 또는 공에 맞아서 생기는 부상은 불가항력이라지만 근육이나 뼈에 이상이 생기는 경우는 대부분 준비운동 부족에서 발생한다. 운동장 사용 시간이 정해져 있다보니 충분한 준비 운동 없이 곧바로 시합에 임하면서 부상이 잦은 것이다. 이번 주는 기자 역시 시합 5분 만에 허벅지 근육통으로 경기를 포기해야만 했다.

▲ 겨울에는 시합 전 철저한 준비운동이 요구된다.
ⓒ 유성호
겨울철에는 근육의 긴장도가 높기 때문에 다른 계절보다 이완을 위한 준비운동이 더 많이 요구된다. 따라서 운동 약속 시간보다 적어도 1시간 정도는 일찍 나와서 충분히 몸을 풀어야 한다. 충분한 준비 운동의 기준은 이마에 땀이 맺힐 정도는 돼야 한다는 것이 경력이 많은 축구 마니아의 조언이다.

다리를 많이 쓰는 운동이기 때문에 특히 다리 관절과 근육을 충분히 풀어주고 상체와 경추, 요추, 수지관절까지 빠짐없이 이완 시켜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 겨울 축구, 승부를 겨루는 시합시간이 빠듯할 지라도 준비운동에 투자하는 시간을 아끼지 말아야겠다. 건강을 위한 운동이 부상으로 말미암아 건강을 해쳐서야 되겠는가.

▲ 경기를 마치고 서로를 격려하면서 먹는 감자탕 맛이란!
ⓒ 유성호
첨언하자면 경기 후 식사로는 감자탕이 제격이다. 매콤하고 뜨끈한 국물이 식은 몸을 데워주고 뼈에 붙은 고기는 체력을 충전할 수 있다. 더불어 그날 시합에 대한 평가와 사는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겨울이 더없이 훈훈해진다.
2006-01-22 19:29
ⓒ 2006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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