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 4. 1. 11:08

실미도, 태극기 휘날리며는 신민족주의?

<실미도>,<태극기 휘날리며>의 힘은 신민족주의?
日 언론 대서특필... '반공보다 반전에 무게' 평가
기사전송 기사프린트 유성호(shyoo)기자
우리 영화사에 기념비적인 유료관객 1000만명 시대를 연 <실미도>와 이를 능가할 잠재력을 가진 <태극기 휘날리며>를 보는 외국의 시각은 어떨까. 이웃 일본은 두 영화의 흥행 성공에 상당히 놀란 모습이다.

특히 두 영화를 모두 수입하기로 결정한 이후 영화에 대한 높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경제신문인 <산케이> 신문은 20일 <실미도>가 개봉 2개월도 채 안돼서 관객이 1000만명을 넘어 섰다는 내용과 함께 후발 블록버스터인 <태극기 휘날리며>를 비중 있게 소개했다.

▲ 20일자 <산케이신문> 인터넷판.
ⓒ2004 유성호
<산케이>는 <실미도>와 <태극기 휘날리며>의 흥행 성공을 한국인의 반공의식이 희미해지고 반면 민족주의적 색채가 짙어진 결과라고 분석했다.

<산케이>는 이같은 분석을 기사 제목으로 뽑은 한편 기사 첫머리를 "한국은 지금 남북 분단의 비극을 배경으로 한 영화가 폭발적으로 히트하고 있다"고 전했다.

<산케이>는 "지난 19일 <실미도>가 관객 동원수 1000만명을 돌파할 전망이며, <태극기…>도 개봉 10여일 만에 450만명을 넘어섰다"고 소개했다. 이같은 폭발적 호응에 대해 <산케이>는 국내의 '애국적 분위기'가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전후 세대 첫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한 작품이란 점이 관객의 이목을 집중시킨 점도 있지만 지금까지 한국전쟁 영화가 반공 일색에서 '반전'이란 메시지를 담은 점이 관객을 불러모은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와 함께 영화평론가 오동진씨를 인터뷰 내용을 간략히 실었다. 오씨는 인터뷰에서 "젊은 관객은 <실미도>는 역사의 미스터리, <태극기…>는 액션 영화라고 보고 있는 등 그다지 심각한 배경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씨는 "그러나 반미로 상징되는 민족주의적 무드가 영화 흥행에도 반영되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고 덧붙였다.

여중생 장갑차 사망사건 이후에 안개처럼 확산돼 있는 반미 감정과 한국전쟁으로 인한 남북 분단, 그 이전에 일제 강점기를 거친 우리 역사를 되짚어 볼 때 19세기와 20세기 초를 지배했던 식민지민족주의가 신민족주의로 표출되는 문화 현상이라는 주장이 설득력 있게 다가오고 있다.

흥행 신기록에만 치우친 나머지 영화가 던지는 메시지와 관객의 심리가 어떤 사회적인 담론을 담고 있는 지를 바다 건너 한 신문은 간결하게 짚어내고 있다.

2004/02/20 오후 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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