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10. 1. 08:38

장애인과 함께 한 소풍


햇살 푸른 9월의 마지막 날. 청한 하늘을 허락하신 하나님께 감사 기도를 시작으로 장애인들과의 가을 소풍은 시작됐습니다. 노란 조끼의 성도들이 탄 버스는 각각 정해진 시설에 들러 장애인들을 태우고 에버랜드로 향했습니다.

오전 11시에 도착한 에버랜드. 멋진 양털 구름을 띄워 햇빛을 적당히 가려주는 하늘의 센스 덕에 좋은 조건에서 나들이를 시작했습니다. 홀로 걸을 수 있고 지적 능력이 정상에 가까운 경증부터 전혀 거동하지 못하는 중증장애인까지 각양각색의 장애인들과 짝을 이뤄 입장하는 순간, 모두는 어느새 유치원생들 사이에 묻혀 분간하기 어려웠다는 후문입니다.

오늘은 온전히 장애인들에게 비장애인들이 덕을 본 하루였습니다. 콧속에 신선한 바람 쏘임과 형형색색의 눈요기는 물론 덤으로 장애인 우대정책에 따라 기다림 없이 놀이기구를 탈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놀이기구 앞에서 한참을 기다리고 있는 유치원생들에게는 참 미안했습니다.

간식과 점심을 나누고 나서자 하늘이 제대로 열렸는지 햇살이 제법 따갑습니다. 멀리서 풍악소리가 아스라이 들리는 것을 보니 퍼레이드 시간이 가까워진 모양입니다. 저마다 목 좋은 자리를 차지하고 기다리자 재미난 캐릭터와 악대로 구성된 퍼레이드 팀이 화려한 의상과 군무를 뽐내며 중앙광장에 들어섭니다. 오색의 화려함이 가을이란 계절과 어우러져 '멋져부러'입니다.

몇 개의 놀이기구와 사파리 투어를 하는 동안 시간은 야속하게도 빛의 속도로 달아나 버리고 어느새 돌아 갈 때가 됐습니다. 오후 3시 30분. 주차장엔 전국에서 올라 온 관광버스로 입추의 여지가 없고 아쉽지만 그 모습을 뒤로 하고 우리는 장애인과 짧지만 귀한 소풍 시간을 마무리해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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