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2. 11. 14:12
등 4권의 동화...
2007. 2. 11. 14:12 in 記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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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있으면 새 학년, 새 학교를 위한 준비 기간인 봄방학이 시작됩니다. 여름ㆍ겨울방학과는 달리 아주 짧지만 새로움에 대한 호흡을 가다듬는 중요한 시간입니다. 돌이켜보건대 약간의 긴장도 됩니다. 특히 초등학교 6년을 마치고 중학교로 진학하는 청소년들에겐 감회가 남다를 것입니다. 공식적으로 초등학생으로서 마지막 방학에 무엇을 할까요? 더 훌쩍 커버리기 전에 읽기 좋은 책 몇 권을 소개합니다. [장편] <산골집에 도깨비가 와글와글>
부뚜막 도깨비 따끈따끈, 빗자루 도깨비 쓱싹쓱싹, 마루 밑 도깨비 엉금엉금, 감나무에 매달린 도깨비 대로대롱, 창호지 도깨비 중얼중얼, 솜이불 도깨비 푹신푹신, 그리고 요란한 소리를 내는 달그락달그락 등 모두 일곱 도깨비. 이들이 세상에 나오면서 벌어지는 좌충우돌 모험담이 깊은 가을밤을 떠들썩하게 만듭니다. 요술감투를 쓰고 숨기 놀이를 하다가 마을로 내려가 사람들과 사이에서 일어나는 도깨비 이야기, 그리고 무시무시한 산귀신과 싸우면서 한 뼘씩 성장하는 도깨비들 이야기. 원래 도깨비들은 요술감투를 써서 인간의 눈에 보이지 않습니다. 그런데 가끔 도깨비도 사람들이 하는 짓에 놀라서 감투가 벗겨질 때가 있는데 이때 노출되는 것입니다. 그때 본 도깨비 이야기가 사람들의 입을 통해 지금도 면면이 이어져 내려오고 있습니다. 아세요? 도깨비에게도 천적이 있다는 사실. 갈고리 같은 긴 손톱을 가진 산귀신이 바로 도깨비를 잡아먹는 답니다. 무시무시한 산귀신에게 잡힌 쓱싹쓱싹을 구출하는 친구들의 숨막히는 모험담이 오슬오슬 마지막 찬 기운이 맴도는 봄방학을 후끈 달아오르게 할 것입니다. 이 책은 5년 만에 다시 출간한 작품입니다. 세밀화의 대명사 보림출판사의 작품답게 삽화가 글만큼 재미납니다. (채인선 글, 이혜리 그림, 보림출판사 펴냄, 191쪽, 9500원) <주몽의 알을 찾아라>
주몽은 알다시피 하백의 딸 유화가 낳은 알에서 나온 아들입니다. 주몽은 후에 고구려의 시조가 됩니다. 이 책은 그러나 고구려의 안장태장과 백제 처녀 한주의 설화를 바탕으로 쓰여졌습니다. 여기서 '주몽의 알'은 그저 허구적 소재일 뿐입니다. 서울, 평양, 상하이를 넘나드는, 동화에서는 보기 힘든 장대한 스케일과 웅혼한 서사적 내용이 모험을 좋아하는 소년들의 기호에 적합할 듯합니다. 저자 백은영씨는 신화는 역사일 수 있다는 사실을 믿습니다. 아울러 전설 역시 신화와 비슷한 역사의 오브제일 수 있다고 단정합니다. 때문에 경기도 고양 지역에 전해져 오는 안장태장과 한주(구슬아씨)의 이야기도 사실일 수 있다는 가정이 성립합니다. 주인공 둘은 서로 적국에 속한 적대적 관계임에도 불구하고 사랑을 합니다. 저자는 이들 이야기의 배경에 신화로 채색된 단군과 고조선의 역사, 그리고 고구려 역사를 덧칠해 완벽하게 그립니다. 특히 고조선의 천부인을 우주에서 떨어진 거대한 운석으로 만든 것으로 가정하고 이들이 고구려의 국보로 전해져 현대에서 발견되면서 벌어지는 모험담을 판타지 기법으로 엮었습니다. 아이들 동화치고는 보기 드물게 280여 쪽에 이르는 장편동화입니다.(백은영 글, 김재홍 그림, 푸른책들 펴냄, 287쪽, 9800원) <사라의 마법 과학숙제>
사라는 학교의 과학숙제를 자신이 지켜 본 마법으로 정하고 과학을 가르치는 와이어스 선생님께 보고합니다. 그리고 예상보다 쉽게 승낙을 받고 개구리 마법을 썼던 아나스타시아를 찾으면서 실제 마법에 걸려 돌이 되는 등 숙제를 해결하기 위한 여정이 시작됩니다. 사라는 새가 되기도 하고 개미가 되기도 합니다. 마법사와 과학숙제를 위해 기꺼이 무엇이든 변하기를 주저하지 않는 아이와 그들과 동화되면서 어린 시절 기억 조각을 찾는 선생님 사이의 교감. 그러면서 무게와 질량의 차이 등 과학 지식을 슬쩍 끼워 넣어 자연스럽게 이해되도록 하는 등 정보전달에도 소홀함이 없습니다. 이 책은 어린이들을 위해 지적이고 재미난 이야기를 쓰기로 유명한 헤이즐 허친스의 작품입니다. 판타지 소설류를 좋아하는 아이들이 좋아할 것입니다.(크리스틴 델레젠 그림, 조윤숙 옮김, 세용출판, 9000원) [단편집] <멧돼지가 기른 감나무>
특히 구수한 향토색 짙은 단어와 적절한 의태의성어 사용으로 글이 입체적으로 살아나는 듯합니다. 먹이를 찾아 사람 사는 마을 근처 텃밭까지 내려 온 멧돼지 가족과 텃밭주인의 살가운 교감은 가슴을 훈훈하게 데워줍니다. 그러다가 가뭄으로 인간 세상이 피폐해지자 멧돼지 입으로 작물이 들어가는 것을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는 마을 사람들이 사냥꾼을 고용하면서 이야기는 인간과 동물의 양립구도로 전개된다. 가족을 살리기 위한 아비 멧돼지의 필사적인 몸부림과 사냥꾼이라는 잔인함으로 대변되는 인간과의 피할 수 없는 숙명적인 대결구도. 긴장과 분노, 그리고 양측 모두 돌이킬 수 없는 상처만 남기며 이야기가 끝을 맺을 때, 자칫 눈가에 이슬이 맺힐 수도 있습니다. 책에는 이 밖에 외눈박이 암탉, 주황색 뿔을 가진 괴물, 집토끼가 기른 산토끼, 호랑할매 여우 목도리 등 단편 5편이 실려 있습니다. 동물에 관심 있는 학생들이 좋아할 만합니다.(김성민 그림, 사계절, 8500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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