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 4. 1. 10:31
지폐 사용 어떻게 하십니까?
2004. 4. 1. 10:31 in 記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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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설날이 기다려지는 것은 뭐니 뭐니 해도 '머니(money)', 좋은 말로 세뱃돈 때문일 것입니다. 시퍼렇게 날이 선 신권을 받아든 표정에서 그것을 쉽게 읽을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지폐의 화폐단위가 그다지 크지 않고 지폐가 풍기는 품위(?) 때문에 세뱃돈에서 주화가 밀려난 지는 오래 전입니다.
그런데 이 돈이 때 아닌 화가 나게 만들 때가 가끔 있습니다. 거스름돈을 주고받다 보면 받는 이로 하여금 아연실색케 하는 돈(주로 지폐)이 있는데, 다름 아닌 메모지로 전락한 돈이 그것입니다. 지하철을 타기 위해 5000원을 내고 표를 한 장 산 후 1000원짜리 4장을 거슬러 받았습니다. 그 중 한 장에 눈살이 찌푸려지는 낙서, 아니 낙서라기보다는 계획적으로 돈을 훼손한 흔적을 발견하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비단 이뿐 아니라 전화번호가 적힌 지폐를 흔히 발견할 수 있습니다. 과거 종이가 귀하던 시절이라면 모를까, 요즘은 주머니에 수첩 한 권, 메모지 몇 장쯤은 모두 넣고 다닐테고 또한 휴대 전화의 보급으로 급하게 메모할 일도 그리 많지 않은 시대임에도 불구하고 낙서로 얼룩진 지폐를 보면 왠지 서글퍼집니다. 곳곳에 종이가 지천인 요즘에도 지폐에 전화번호 낙서를 하는 죄의식 없는 행동이 만연하고 그것도 모자라 포교 활동의 수단으로 활용하는 반도덕적인 행위까지 일어나고 있으니 말입니다. 화폐를 찍어 내는 것은 모두 국민의 세금에서 재원이 지출됩니다.
또 OECD 국가 중 가장 적은 수(3종)의 지폐를 사용하다 보니 손을 많이 타서 수명이 짧은 이유도 포함될 것입니다.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이 7종, 미국, 캐나다 등이 6종입니다. 가까운 일본도 4종이 유통되고 있습니다. 또 최고액권인 1만원짜리가 OECD 국가 최고액권 평균의 18분의 1 수준이라는 사실에서 알 수 있듯이 저액권이다 보니 지나치게 '돌고 돌아' 쉽게 낡아버리는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저액권 유통 구조를 보완하기 위해 만들어진 수표의 수명은 고작 일주일, 발행(용지) 비용은 장당 24원입니다. 제조원가는 1만원권의 70원에 비해 싸지만 발행 비용 대비 수명과 5년간 마이크로필름에 담아 보관하는 비용 등 제반 비용을 계산하면 장당 수천원에 이른다고 합니다.
자신의 화폐를 찢거나 훼손하는 것은 법적으로 처벌 대상이 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찢거나 태워버리는 무욕(無慾)의 현대인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낙서 역시 죄를 물을 수 없는 맹점이 있어선지 부지불식간 죄의식 없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지폐를 깨끗하게 사용하는 것은 죄를 묻고 따지기 이전에 양식의 문제임을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할 때입니다. 그곳에는 우리네 슬기로운 조상들이 우리를 지켜 보고 계십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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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1/26 오전 2:1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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