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 4. 1. 15:41
닭과 오리가 날다?
2004. 4. 1. 15:41 in 記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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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독감 여파로 울상을 짓던 닭·오리가 오랜만에 힘차게 날아올랐다. 비록 튀김 닭 업주들의 자살 소식이 이어진 뒤라서 안타까움과 아쉬움이 남지만 소비 분위기가 올라가고 있어 관련업계 종사자들의 얼굴에 오랜만에 웃음꽃이 폈다. 민관 합심으로 양계농가·관련업체 살리기
문화관광부는 매주 하루(월요일) 이상을 '닭고기 먹는 날'로 정하고 구내 직원식당에서 닭고기 음식을 제공한다. 또 국립중앙박물관, 국립중앙도서관, 국립중앙극장 등 소속기관도 주 1회 이상 동참을 유도했다. 중소기업청은 닭·오리고기 판매 프랜차이즈 업체 등 서민층 소상공인들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 20일 서울 삼성동에 있는 한 음식점에서 연예인, 스포츠 스타, 유관단체 임직원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닭·오리고기 시식행사를 갖고 익힌 닭·오리고기의 안전성을 알렸다. 중기청은 이번 시식행사 외에 조류독감으로 최근 두 달 사이에 5300여억원의 매출이 감소한 것으로 추산되는 4만여 소상공인에 대한 자금지원 등 다각적인 지원대책을 마련했다. 농림부 역시 사육농가 및 계열화업체에 500억원의 긴급경영안정자금을 연리 3%에 2년거치 일시상환으로 융자 지원키로 했다. 산림청은 지난 16일 한 아파트 단지에서 주민 대상으로 '닭고기 나눠주기' 행사와 17일에는 전 직원이 닭고기 시식회를 열었다. 이와 함께 앞으로 개최되는 워크숍, 세미나 등 각종 행사 때 닭·오리고기를 메뉴로 선정해 소비를 촉진하기로 했다. 이밖에 검찰, 경찰 등 정부 대부분 부처 및 산하기관이 매주 수요일을 닭고기 먹는 날로 정해 소비를 활성화하고 있다. 민간 기업들의 소비 촉진행사도 닭·오리의 '날개짓'을 도왔다. 삼성전자는 매주 목요일 구내식당 점심 메뉴를 삼계탕을 비롯한 닭 관련 요리로 정하고 연간 42만 마리 소비를 계획하고 있다. 하루 평균 4만명이 식사를 하는 현대중공업도 닭과 오리고기 요리를 주 1회 이상 사내 식당 메뉴로 내놓기로 했다. 미포조선과 삼호중공업 등 계열사까지 합치면 58개 식당에서 5만2000여명이 연간 84만 마리의 닭을 소비한다는 계획이다. 민간기업도 정부와 마찬가지로 대부분 수요일을 닭 요리 먹는 날로 정하고 양계농가 회생을 위해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언론이 닭·오리 두 번 죽이다" 한편 국내에 조류독감 소식이 처음 들려 온 지난해 말, 언론은 발생 사실만 자극적으로 보도함으로써 국민들을 불안으로 몰면서 동시에 닭·오리 등 가금류 소비를 위축시켰다. 동물의약품 제조업체 에스에프의 신정재 대표는 양계협회에서 발행하는 <월간양계> 최근호 칼럼에서 "요즈음 양계인들의 고민은 고병원성 가금인플루엔자의 발생에서 오는 직접적인 손해보다도 이로 인한 계란과 닭고기 가격의 하락에 있다. 언제 그렇게 양계에 관심이 있었는지 모르지만 온통 신문 방송이 경쟁적으로 보도하는 바람에 축산 전문지를 보는 느낌"이라며 언론에 불만을 토했다. 신 대표는 "일반인에게 뉴스를 전해 줌으로써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언론의 사명 중의 하나라면 양계질병의 과잉 보도는 지면의 낭비일 뿐이다. 오히려 닭고기 나아가서 국내 축산물을 질병의 덩어리로 오염시켜 혐오감만 증폭시키는 악선전 역할만 할 뿐"이라며 "시청률을 우선으로 하는 보도보다는 정확한 정보의 전달로서 국민과 국가의 이익을 주는 언론이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렇듯 우리 언론은 발병 시점에 사실 보도에만 치우친 나머지 예방과 안전에 대해서는 무지에 가까운 행태를 보였다. 뒤늦게 고온에서 익혀먹으면 안전하다는 내용을 떠들었지만 소비자의 위축된 심리를 되돌리기는 역부족이었다. 축산농가의 어려움을 알리려다가 외려 죽이는 우를 범한 것이다. 이런 가운데 국내 3위의 닭가공업체 체리부로가 2월 부도가 났고 튀김 닭 업주들이 불황으로 고귀한 목숨을 스스로 끊는 사건이 발생,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양계업계의 상황이 극도로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돌파구를 연 것은 양계 농민과 소매업체. 이들은 1억원에서 많게는 20억원의 억대 보험금을 내거는 등 안전함을 강조하면서 소비 촉진에 나섰다. 결과는 성공적으로 소비자들의 닭 소비가 서서히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정부와 각종 단체, 기업들이 앞다퉈 안전성 홍보와 소비촉진을 위한 시식회 등을 동시다발적으로 개최해 소비량을 정상궤도로 진입시켰다. 언론이 죽인 닭·오리를 민관의 노력으로 다시 살린 것이다. 아래는 <월간양계> 2월호에 실린 신정재 대표 칼럼 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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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2/23 오후 3:0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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