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8. 14. 10:17

[둔촌역전통시장 맛집] 강동지역 족발 명소 '이구동성족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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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발하면 누구나 서울 중구 장충동을 떠올린다. 한때 장충동족발은 거의 족발의 대명사처럼 쓰였다. 60여 년 전부터 하나둘씩 족발집들이 생기면서 가장 유명한 족발골목을 형성했다. 6·70년대 프로레슬링이나 권투경기가 자주 열리던 장충체육관 관람객들이 경기 전후에 많이 찾으면서 족발골목은 문전성시를 이뤘다.

 

지하철3호선 동대입구역 3번 출구로 나오면 ‘족회관’을 필두로 ‘장충족발집’ ‘평남할매집’ ‘원조1호 장충동할머니집’ ‘뚱뚱이할머니족발집’ 등이 나란히 서서 손님을 반긴다.

 

서울 4대 족발은 어디?

장충동족발골목 풍경

 

1970년대 형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곳은 족발의 대명사처럼 불릴 정도로 유명했다. 지금은 많이 축소됐지만 과거에는 장충체육관에서 동대문디자인플라자 방향으로 300m 정도에 걸쳐 족발음식점이 몰려 있었다. 대부분 40년 이상 업력을 가진 족발 노포들이다. 관할 중구청은 2000년에 특화거리로 지정했다. 서울시는 2013년 골목을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했다.

 

최초 시작은 평안북도 실향민 출신 전승숙·김정연 할머니가 1957년 ‘평안도집’이란 상호로 동업을 하면서부터다. 원래 된장으로 조리하던 평안도식의 족발을 메주를 담기 여의치 않자 간장양념족발을 개발하면서 서민들 입맛을 사로잡았다. 6년 뒤 각각 ‘뚱뚱이할머니집’. ‘평남할매집’으로 분리하면서 족발 골목의 태동을 알렸다. 이들 족발집은 올해로 창업 64년을 맞는다.

 

족발이 식재료로 인기를 끌게 된 이유는 돼지고기를 일본에 수출하고 많이 남았기 때문이다. 이때가 1970년대로 족발집의 입지도 성공에 한몫했다. 서울 시민이 많이 찾던 남산공원·장충체육관·장충단공원 등이 주변에 있어서 유동인구가 많은 요지였던 것이다. 단백질이 부족했던 시절, 족발이 저렴한 보양식으로 소문이 나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장충동 족발골목의 인기가 수그러들자 마포 공덕동 족발골목, 성수역 일대, 화곡본동시장 등이 맛과 가성비로 유명세를 탔다. 요즘은 둔촌역전통시장이 족발 성지로 떠오르고 있다. 천호동을 정점으로 한 강동지역 족발은 장충동 족발, 공덕동 족발과 함께 전통적으로 서울 3대 족발로 손꼽힌다. 최근에는 성수동 족발이 가세해 서울 4대 족발로 통한다.

장충동족발

 

신흥 족발 성지로 떠오른 둔촌역전통시장

 

둔촌역전통시장은 지하철 5호선 둔촌역 3번 출구로 나오면 만날 수 있다. 시장은 T자형 직선으로 뻗은 골목형이다. 1982년 개설돼 30여 년간 지역 주민의 사랑을 받아 오고 있다. 시장 안으로 들어오면 좁은 골목이지만 80여 개의 점포가 의식주에 필요한 품목을 균형 있게 팔고 있다.

 

서울 4대 족발 성지로 떠로은 둔촌역전통시장

 

큰 해산물 상점이 있는 것이 특징이고 족발집도 여럿 있어 신흥 족발 명소로 서서히 떠오르고 있다. 그 중 터주대감인 이구동성족발은 신흥 족발 성지를 견인하고 있다. 이구동성족발은 20년 넘게 지금 자리에서 손맛을 키워왔다. 이 시장에서 가장 전통 있는 족발전문점이다.

 

이구동성족발의 주력 메뉴는 족발, 곱창볶음, 순대국밥, 찹쌀순대다. 족발은 매일 아침 그날 사용할 돼지 장족(앞다리)을 받아 삶는데, 다양한 재료가 첨가된다.

 

족발은 계피, 월계수잎, 대추, 감초, 통후추, 황기, 엄나무, 은행, 가시오가피, 사과, 배, 대파, 파뿌리, 생마늘, 양파, 청양고추 등 모두 16가지가 들어간다. 몸에 좋은 한약재(농산물)와 과일, 채소 등에서 우러나오는 육수와 간장이 어우러지면서 족발 맛을 극대화시키는 것이 노하우다.

 

16가지 재료가 들어간 이구동성족발

 

막은 각종 향신료로 잡내를 잡아내면서 이구동성의 명품족발이 탄생한다. 박종민 이구동성족발 대표는 족발전문점을 하기 전에 적지 않은 세월 동안 제과제빵업을 했던 경력이 있는 터라 맛의 균형을 잡는 데 각별한 노하우가 있다.

 

박 대표는 “육수에 많은 재료가 들어가다 보니 족발 외관이 묵직한 색을 띠며 먹음직스럽다. 족발은 식감이 중요하다. 아무리 잘 삶아도 퍼석하면 족발로서는 하품이다. 외피 젤라틴의 쫄깃함과 속살의 적당한 육즙이 족발의 생명이다. 그런 면에서 이구동성족발은 완벽하다. 게다가 섬세한 칼질로 얄팍하게 썰어낸 것이 식감을 좋게 한다.”고 말했다.

 

족발에 대한 진정성 결정판은 ‘칼질’

칼질이 남다른 이구동성족발

 

지금껏 수많은 족발집을 다녀봤지만 이렇게 정성 들인 칼질을 본 적 없다. 서울서 가장 핫 하다는 화곡본동시장 유명 족발집은 칼질 속도가 엄청나게 빠르다. 물론 잘하는 곳이지만 손님이 줄을 서서 기다리다 보니 속도전으로 인해 정교함이 떨어진다.

 

그에 반해 이구동성족발의 족발 뜨는 솜씨에서 정성이 느껴진다. 생선회는 두툼할수록, 족발은 얇을수록 씹는 맛이 좋다. 각종 한약재에서 우러난 향이 육질 속으로 한껏 스민 맛에 고소함이 더하면서 강동지역 족발의 새로운 맛을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잘 삶은 족발을 충분히 식혀서 원래 모양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가지런히 썰어 접시에 담아 테이블 가운데 놓는 순간, 입안에 침이 그득 괴기 시작한다. 먼저 족발 한 점 집어 들고 새우젓에 찍어 맛을 본다. 다음으로는 쌈장 찍은 생마늘 편을 하나 올리고 맛의 변주를 준다.

 

이번엔 상추와 깻잎을 오므려 쥐고 족발 두어 점과 마늘, 고추, 쌈장, 무생채나 김치 등을 넣어 한 쌈 싸서 입에 욱여넣으면 씹는 맛이 일품이다. 족발과 채소가 섞이면서 입안에서는 맛이 조화를 부리면서 저절로 소주 한잔을 부른다. 족발이 애주가들이 선호하는 안주 중에서 열손가락에 드는 이유다.

 

 

 

족발의 탄생...맛·영양 만점 돼지족발 세계적으로 인기

 

족발은 돼지 발을 간장 베이스에 다양한 향신료를 넣어 삶아서 조린 요리다. 중국 유래설이 있지만 황해도 토속음식 설이 유력하다. 현대 한국의 족발요리는 중국음식과 연결된 것이 거의 없다. 있다면 일부 요리사들이 잡내를 잡고 향미를 더하기 위해 정향, 팔각 등을 사용한다는 것 외에 식문화가 완전히 다르다. 따라서 이제는 한국 전통요리로 굳건히 자리 잡고 있다.

 

중국, 프랑스, 브라질, 이탈리아, 독일 등에서도 족발을 식재료로 사용한 요리가 있는 걸 보면 맛과 영양으로 세계적으로 인기가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중국에서는 족발을 국수와 함께 차려놓고 건강을 비는 축하음식이다. 독일의 슈바이학세, 아이스바인은 세계적인 기호식품으로 인기가 많다.

 

족발은 맛과 영양으로 세계적으로 인기가 높은 식재료(요리)다. 족발의 가장 큰 효능은 콜라겐이 많이 함유돼 있어 피부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풍부한 동물성 젤라틴 성분 때문에 돼지족을 삶은 물을 식히면 묵이 된다. 이를 썰어서 내면 족편이 된다. 과거 궁중에서도 즐겨 먹었던 귀한 음식이다.

 

족발에 들어 있는 단백질은 모유의 질을 높인다. 율무, 백합, 소금 등을 넣어 끓인 죽은 모유 분비를 촉진시킨다. 비타민B를 많이 함유해 피로회복에 좋다. 불포화지방산이 많이 들어있어 혈관내 콜레스테롤 축적을 막아주며 혈류를 왕성하게 하는 등 적정한 섭취는 약선요리에 가깝다. 한국식품개발연구원은 1996년 돼지고기에는 인체에 유해한 중금속을 제거하는 효과가 있다는 속설을 과학적으로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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